박하경 여행기(2023)

영화는 아니지만, 거의 여러 편의 단편을 모아 놓은, 잔잔한 영화같은 이야기 일상에서의 새로움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하진 않지만, 여행지를 가서는 멀리 가기보다는 그 사람들의 일상을 보고 겪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나라 곳곳을 이쁘게, 그리고 맛있게 찍어 놓고, 조금은 난해하지만,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그려 놓은… 약간은 리틀포레스트같은 느낌의 드라마. 비현실적으로 생긴 이나영이 나와서 만화와도 같긴 하지만, 현실을 배경으로 하니까 드라마가 맞지..ㅎㅎ 평점: ★★★★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6, Maundy Thursday)

이나영, 강동원.. 다시보게 되었다. 모 사이트에서는 ER을 자주오게되는 borderline 환자에서의 parasuicidal behavior에 대한 성토하는 글이 올려져 있던데.. 사실.. call을 받으면 짜증이 나는 것만은 사실이지만.. 그들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누군가를 향해 도와달라고 손내미는거겠지.. 조금 더 이해하자. (당장은 힘들겠지만…) 평점: ★★★★ 자살미수자 유정, 윤수를 만나다. 세 번째 자살도 실패한 그해 겨울, 모니카 고모의 손에 이끌려 교도소에 갔다. 내키진 않았지만, 정신병원에서 요양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독해 보이는 창백한 얼굴의 사형수. 내내 거칠고 불쾌하게 구는 저 녀석이나 잘못한 거 없이 쩔쩔 매는 고모나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때 같았으면 “가관이네, 끝!”하고 바로 잊어버렸을 텐데, 어쩐지 마음이 울컥한다. 아, 이 남자…! 사형수 윤수, 유정을 만나다. 내 생애 마지막이 될 겨울의 어느 날, 만남의 방에 불려갔다. 찾아온 수녀에게 나 좀 건들지 말라고 못되게 말해줬다. 그런데, 창가에 서 있는 저 여자, 죽은 동생이 좋아했던 애국가를 부른 가수 문유정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동정도 어색한 기색도 없이 그저 서늘하게 나를 보고 있었다. 두 번째 만난 날. 억지로 왔다며 기분 더럽다며 신경질을 부리는 이 여자, 어쩐지 나를 보는 것만 같아 눈을 뗄 수 없다. 일주일에 3시간. 목요일 10시부터 1시까지… 교도소 만남의 방. 두 사람이 마주 앉는다. 부유하고 화려한 여자와 가난하고 불우했던 남자. 너무도 다르지만, 똑같이 살아있다는 것을 견딜 수 없어하던 그들. 처음엔 삐딱하고 매몰찬 말들로 서로를 밀어내지만, 이내 서로가 닮았음을 알아챈다.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