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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1. 터보의 새앨범이 나왔다. 20주년기념 앨범이라고 한다. 고딩시절 주말마다 청소한다며 청소기 소리보다 크게 틀고 듣던 그 테이프들. 집에 가면 어딘가에 있을텐데… 그들과 함께 나이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2명이 3명이 되었고.. 나 역시도 내 성을 따른 아기들과 함께 한 집에서 살게 되었다.
나는 하나도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은 나를 바꾸었다. 내 생각과 삶의 방향들을…

#2. 따뜻한 겨울이다. 아니, 날씨 앱의 수치가 그렇다고 하고 집안의 온도계도 그에 동의하고 있다. 너무나도 추웠던 몇 년 전의 관사가 생각 난다. 비싼 가스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다양한 전열기기들을 깔고 살았던… 그랬지만 아늑했다고 기억하던 그 곳….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니 아련한 아름다움이다. 당장 오늘의 추위가 가장 추운 것 같다고 중얼거리며 옷깃을 여민다.

#3. 주말 당직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은 너무나 캄캄하다. 첫차를 타기 위해서 자주 갔지만 익숙해지지 않은 길을 다시금 되짚으며 간다. 가로등은 있지만 켜 주지는 않는 그 길을 스마트폰 라이트를 켜고 간다. 너무나 춥고 깜깜하다. 발을 한발이라도 잘못 디디면 어딘가 모를 덤불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하루하루의 살이가 그런 것 같다.

#4. 치열한 하루하루이다. 정신줄을 놓고, 멍하니 잠시 딴 생각을 하기에는 내 앞에 떠 있는 메신저 창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사치가 되어 버렸다. 그냥 시간에 이끌려 핸드폰 일정표가 띄워주는 팝업에 따라 경로를 이동하며 다니고 있다. 지금은 의미없는 논문을 적겠다고 이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무엇 때문에 왜 쓰는지 모르게 된 논문을 그래도 뭔가 끄적이려 한다. 작가가 된 것이다. 논문 작가. 머릿속은 하얘지고, 남이 써 놓은 선행 연구들에 비해 내가 한 것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매력있는 글을 적어야 한다. 에디터에게는 부족함을 들키면 안되고, 심사위원의 거부는 피해야 한다. 지금 듣고 있는 노래가 너무나 좋다. 조금만 더 쉬고 다시 해야지….

#5. 월요일 시무식에서는 행복한 직장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연차를 쓰고 가족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하더라. 하지만, 주말에도 일하라고 득달같이 연락이 오고, 퇴근길에도 그 분의 지시사항이라며 컴퓨터를 켜고 다시 일을 하게 하면서… 그래도, 시키면 해야지. 난 봉급쟁이니까…

 

 

내 아버지가 그러한 삶을 살아왔듯이, 나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다.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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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1.

아…
새…
ㅠ.ㅠ

주말사이 쌓인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청소기 가지러 갔는데..
그 근처에 뭔가 이상한..

흠…

박제가 되기 직전의 참새만한 새가 누워 있었다…

고이 모셔다가 수풀에 놓아두고 왔는데..

여름엔 그래도 들어와서 파닥거리고 다니더만..
겨울엔 들어오는 족족 죽어버리네..-_-;;

들어오지 좀 마…
여기 추워서 너희는 못살아..

너네도 내가 무섭겠지만..
나도 너희들이 무서워..ㅠ_ㅠ

#2.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겠지…
그만큼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나오겠지만..

이건 마치 세벌식을 새로이 배우던 기억들..
초보가 되어버린..

뭔가 결과가 나오면 좋겠는데…
봐도 뭐 까막눈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