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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쉬백 (2006, Cashback)

캐쉬백 (2006, Cashback)음.. 포스터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 18금 영화이다..
다소 독특한 전개의 영화인듯..

2초의 시간 중 그녀가 본 1초의 시간으로 다른 것들을 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
평점 : ★★★

그녀! 내 불면증을 치료해 줄 수 있을까??!

그림을 그리는 화가지망생 벤 윌리스는 여자친구 수지와 헤어진 후, 불면증에 시달린다. 하루에 8시간, 인생의 3분의 1이 더 공짜로 생겼다는 걸 깨달은 그는 잠 못 이루는 밤시간을 보내기 위해 결국 동네 슈퍼마켓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사랑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을까?

지루한 근무시간을 견디기 위해 벤은 시간을 멈추고 여자들의 옷을 벗겨 인체의 아름다움을 스케치하는 독특한 상상 속에 빠져들고, 점차 아르바이트 동료인 샤론이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 사랑을 되찾고 싶은 벤은 과연 소원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의 힘

사진작가 출신다운 숀 앨리스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은 <캐쉬백>을 빛나게 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다. 2006년 칸영화제의 리뷰가 이 영화를 두고 ‘재미가 넘치는 각본, 그보다 더 눈부신 영상’이라고 말한 것은 아주 적절한 평가가 아닐 수 없다. 2004년 아카데미 최우수단편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18분 안에 담은 백일몽과 같이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이라고 극찬을 받았던 단편 작품이 그대로 장편화된 영화가 바로 <캐쉬백>이다. 영화는 오감을 부드럽게 자극하며 보는 이의 호기심을 끌어당기고 화면 그 자체로 대사 이상의 표현력을 발휘한다. 관객들에게 새로운 발견과 호응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매력을 보여준 것이다. 헤어진 연인 수지에게 전화를 거는 주인공 벤이 전화기로부터 침대로 옮겨지는 장면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공간 이동을 판타지로 표현함으로써 주인공의 심리를 대사가 아닌 ‘화면’으로 말하는 기발한 방법을 선보였다. 심적인 추락, ‘산소가 방안을 몽땅 빠져나가는 느낌’을 포착한 이 장면은 그동안 여느 영화들에서 보여졌던 심리 묘사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카메라만으로 하루 만에 완성되었다는 이 장면은 단편 <캐쉬백>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바로 그 장면이다.

<캐쉬백>의 시각성 풍부한 화면은 무엇보다 ‘시간을 멈춘다’라는 가정과 잘 부합해 제 기능을 톡톡히 한다. 주인공 벤 윌리스가 시간을 멈출 때 펼쳐지는 영화 속 화면들과 전후의 화면 연결은 마치 시간이 흐르는 속도를 화면으로 조정하는 듯한 체험을 하게 한다. 그렇다면 시간이 멈추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은? 벤은 슈퍼마켓에서 야간근무를 하는 동안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그곳에 온 사람들을 스케치하기 시작한다. 느리게 가는 시간을 오히려 멈춰버리고, 여자들의 옷을 벗겨 아름다운 인체를 그려나가는 것. 시간을 멈춤과 동시에 흘러나오는 피아노 선율을 배경으로 천천히 걸어나가는 벤이 한 여자의 옷 끈을 서서히 푸는 장면은 관객의 온 감각을 집중시킨다. 또한 진열대 사이의 통로에 서있는 사람들의 멈춰진 포즈는 시간의 흐름이 일시 정지된 느낌을 충분히 전달해 준다. 벤의 시간을 멈추는 능력은 이뿐이 아니다. 동료인 샤론 핀티 앞에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으며 집적대는 매니저를 날아오는 우유통 앞으로 이동시키는 유머, 축구경기장에서 매니저에게 위급한 부상이 났을 때에 잠시 경기를 멈추는 여유로도 사용된다. 전 애인 수지와 함께 있는 모습을 샤론이 오해하고 뒤돌아선 순간 벤이 ‘노우’라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시간을 멈추는 영화의 후반부, 시간을 되돌려 그녀를 붙잡고 싶은 그의 마음은 절정에 이른다. 스틸 사진을 전공한 사진작가답게 동작의 한 순간을 포착하는 그의 재능은 영화라는 매체를 만나 교묘히 결합되면서 신선한 충격과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어리숙하지만 로맨틱한 청년과
여행을 꿈꾸는 몽상가 아가씨의 만남!

평범한 듯, 아닌 듯한 그들의 만남. 슈퍼마켓에서 야간 근무하는 두 젊은이의 만남은 그러나, 로맨틱 가이와 여행을 꿈꾸는 몽상가 아가씨의 만남이 되면서 알콩달콩 사랑스러운 청춘 로맨스로 탈바꿈한다. 어리숙해 보이지만 순수하고 귀여운 남자 벤 윌리스는 늘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했던 청년. 여자친구 수지와 헤어진 후, 궁금증은 더 커지고 급기야 사랑이 존재하는 그 지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해답을 얻게 된다. 어렸을 때 집에 머물렀던 스웨덴 출신의 여학생이 목욕을 끝내고 나체로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모습을 본 이후로, 여자의 나체를 아름다움의 결정체로 생각하게 된 벤은 슈퍼마켓에 온 여자 손님들의 옷을 벗기고 그녀들의 벗은 몸을 스케치하는 상상 아닌 상상 속에 빠진다. 이렇게 느리게 흘러가는 밤시간에 대처하는 벤만의 독특한 방법은 예술적이기까지 하다. 한편 동료인 샤론 핀티는 늘 신비한 먼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아가씨. 언젠가는 남미로 떠나는 여행을 상상하며 스페인어를 배우는 그녀는 시간에 대처하는 첫번째 법칙을 안다. 바로 ‘시계를 보지 않는다’는 것. 그녀는 손목시계에 반창고를 붙여놓고, 시계를 보지 않기 위해 물건으로 가려버린다. 매일 아침 태양이 입맞추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아름다운 아가씨는 화가지망생 벤의 마음을 움직이고, 벤은 그녀에게 판타스틱한 상상의 최고조를 선사한다.

코믹하고 독특한 캐릭터들로 더욱 풍성해진 이야기

벤과 샤론의 주변에 있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은 단연 이 영화를 유쾌한 웃음으로 가득 차게 만든다.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흥미 넘치는 에피소드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웃음거리는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벤의 동료들, 매트와 배리, 브라이언, 젠킨스는 각기 자기만의 강한 색깔을 가진 캐릭터들. 매트는 스쿠터 광이고, 배리는 자전거타기 묘기를 부리는 수준급 선수였다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후 그만둔 상태. 그 둘은 시간에 대처하는 그들만의 방법을 ‘소일거리와 장난’에서 찾았다. 장난끼 넘쳐나는 이들은 주로 성적인 농담과 장난으로 말썽을 피우며 영화를 맛깔 나게 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한다. 그에 더해 쿵푸를 잘한다는 브라이언이 합세하여 몸으로 웃기기까지 한다. 또한 이들 모두를 하나로 엮는 매니저 젠킨스. 다른 지점 슈퍼마켓과 축구시합을 갖기로 결정하고 점원들에게 “우리는 현대판 글래디에이터다. 나는 러셀 크로, 자네들은 모두 노예다.”라고 말하는 그들의 보스이다. 그리고 5살 때부터 벤의 절친한 친구이자 조언자(?)인 숀까지. 이들이 있었기에 영화는 경쾌하고 에너지 넘친다. 보는 내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그들의 활약을 영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Note from the Director

나는 언제나 ‘아름다움’이란 관념에 집착해왔다. 그래서 나에게는 머리 속의 기억으로 혹은 사진으로 이런 순간들을 포착해내는 것이 항상 중요했다. 이것은 시간이라는 관념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며, <캐쉬백>이라는 영화에 영감을 주었다. 이 영화는 잃어버렸다가 새롭게 찾은 사랑과 아름다움, 그리고 시간에 대한 설명이다.

<캐쉬백>은 18분짜리 단편영화로부터 시작됐다. 난 이 영화에서 공상에 잠긴 한 10대의 시각에서 8시간 교대 근무의 지루함에 대처하는 모습들을 그렸다. 어느 순간, 단편영화가 장편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 생각은 그 뒤로 몇 달간 계속해서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주된 질문은 이것이었다. “전부 다시 작업해야 한다면, 뭔가 다르게 할 것인가?” 결론은 “노우”였다. 그래서 이미 작업했던 것을 늘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결국 <캐쉬백>은, 내가 세인즈베리(영국의 대형 슈퍼체인 중 하나)의 매니저에게 그의 가게에서 4일 밤 동안 단편영화를 찍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던 2003년 4월 이후로 먼 길을 돌아오게 된 것이다.

– 감독 숀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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