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이젼 (2007, The Invasion)



특이한 소재라고는 하지만 그리 조직적이지는 못했던 소재.
첫 장면이 인상적이서서 보기 시작했는데..
니콜 키드먼의 미모 이외에는 별로 인상적인 것은 없었던 영화인듯…

평점 : ★★★


누구도 믿지 마라! 감정을 보이지 마라! 잠들지 마라!

정신과 의사 캐롤(니콜 키드먼)과 동료의사 드리스콜(다니엘 크레이그)은 정체 불명의 물질이 잠자는 인간에게 침투해 겉모습은 그대로 둔 채 정신세계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알게 된다. 감염자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정상인을 색출해 또 다른 감염자로 만들려고 혈안이 된다. 그들에게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절대 잠들거나, 절대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광기에 휩싸인 도시에서 누가 감염자이고 누가 정상인인지 판별하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캐롤은 어린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건 탈주를 시작한다!!


신체강탈이라는 이색소재

“외모, 생각, 기억, 습관… 변하는 건 없어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여.”
<인베이젼 中에서>

정체불명의 오염 물질이 급속히 확산되어 감염된 사람은 다른 사람까지 감염시키려고 한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 대신 그들은 자신들이 감염된 경로처럼 평범한 사람들을 전염시켜 변하게 만든다. 일단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잠을 자는 동안, 감염을 일으킨 촉매제가 온 몸을 완전히 장악한다. 질병통제센터(CDC)는 긴급 조치를 발동해 강력한 독감 바이러스를 퇴치할 예방접종 계획을 세우지만 사실 혈청은 예방이 아닌 그 반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해 싸워 이겨야 한다고 역설하지만 실상은 모두를 전염시키려는 것이다.
실제 바이러스의 전염이 위협으로 다가오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인류의 파멸이 외계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때문이라는 가정은 더욱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인간이 잠든 사이 신체를 강탈하는 정체 불명의 물질’은 의학계도 풀지 못한 바이러스나 정체불명의 물질들이 만연하는 현대사회에서 결코 영화 속 이야기로 간과할 수 없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게다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 둘 변해가고 또한 자신 역시 전염의 위험에 휩싸이게 되는 설정, 불특정 다수의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전염이라는 점에서 위기감을 더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에 맞서는 주인공의 숨막히는 대결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 가장 놀랍고 가장 섬뜩한 미래를 선사할 것이다.

섬뜩한 미래를 만들어낸 똑똑한 배우들

“싸우지 마. 아무 것도 할 필요 없어.
잠에서 깨면 늘 같은 기분일 테니.”
<인베이젼 中에서>

사건의 중심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니콜 키드먼은 자기 자식을 보호하겠다는 모성애와 강인함을 발휘하여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세계적인 흥행작인 <디 아더스>에서 이미 모성애와 관련된 감정을 경험했기 때문에 캐릭터를 잡기에 도움이 되었다고. 상황에 자신을 몰입하는 그녀의 능력은 발군의 카리스마로 관객을 끌어 당긴다.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주인공의 위급한 상황이 최고조로 조성되었다. 그녀는 뉴욕 대 불면증센터 원장 아나 크리거 박사와 정신의학과 린다 추앙 박사 등 정신과 의사들을 만나 그들의 진찰 과정과 의사들의 몸 동작과 특별히 극한 감정을 다스리는 법 등 많은 도움을 얻었다. 실제로 심리학자였던 아버지를 둔 덕택에 조금은 더 수월했다고.
니콜 키드먼의 상대역으로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캐스팅 되었다. 그는 벤이라는 인물의 여러 면모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터프하면서도 똑똑하고 다정다감한 면을 살려 둘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두 배우는 차기작 <황금 나침반>까지 함께할 예정이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감염된 이후에 잠을 자고도 변신하지 않은 유일한 인물로 치료책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아들 올리버 역에는 신예 잭슨 본드가 출연하며 올리버를 이용해 백신을 연구하는 또 다른 박사로는 연기파 배우 제프리 라이트가 출연한다. 특히 1978년 작 <우주의 침입자>에 출연했던 베노리카 카트라이트가 캐롤의 미스터리한 환자 웬디 렝크 역으로 특별 출연해 눈길을 끈다.
이들 배우들의 조합에 대해 프로듀서 조엘 실버는 더 이상 최고의 캐스팅은 없다고 말한다. 니콜 키드먼을 비롯한 전 배역들은 그 어떤 배우들보다도 관객들에게 인간의 공포심을 생생하게 전달할 것이다.


Production Note

감독의 열정이 담긴 로케이션

“사람들이 죽어가. 전부 수두쯤으로 알고 주사 맞겠다고 줄을 섰어
뭘 주사하는 거지?”
<인베이젼 中에서>

<인베이젼> 세트제작의 기본 원칙은 최소한의 조명을 사용하고, 최대한 빨리 촬영한다는 것이었다. 올리버 히르비겔 감독은 언제 촬영을 접어야 할지, 카메라를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로 뛰며 생각하는 행동파라 촬영하는 순간부터 직접 모든 분야에 나서 더욱 능수능란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외계생명체의 형태 역시 올리브 감독이 거의 혼자 그려냈다. 이 물질은 인간적인 모습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에 무색, 무취를 기본으로 설정했고 전염된 인간의 의상은 회색, 브라운, 감색 등의 단색을 이용해 단조롭게 만들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건 전체를 이끌어 가는 니콜 키드먼의 캐릭터는 그만의 독특한 개성이 드러나도록 했다. 고전주의의 느낌을 살려 매우 클래식하고 시대에 구애를 받지 않는 캐릭터로 그려 내어 심플하고 깔끔하게 보이도록 초첨을 맞췄다.

히르비겔 감독의 열정은 로케이션에도 드러난다. 세트장보다 실제 장소에서 촬영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로케이션 장소를 물색했다. 볼티모어 다운타운과 이너 하버 지역의 촬영을 시작으로 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워싱턴 DC로 촬영 장소를 옮겨 조지 워싱턴 대, 조지타운, 클리브랜드 파크 매트로 스테이션 등 유명장소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워싱턴 펜실베니아 애비뉴에서 촬영 당시에는 경찰차 6대의 호위를 받으며 국회의사당 근처를 촬영하기도 했다. 원래 촬영에 까다로운 장소이지만 올리버 감독과 니콜 키드먼이 영화를 찍는다는 사실 덕분에 유명 장소에서의 촬영 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었던 것. 워싱턴 소재 미국 공원 관리청에서의 적극협조로 원활하게 이뤄졌다. 워싱턴에서 촬영을 마친 후 볼티모어로 돌아가 남은 4주간의 촬영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볼티모어 병원, 컨벤션 센터, 레그 메이슨 빌딩, 존스 홉킨스 병원 등에서 후반 촬영이 이뤄졌는데 살아 있는 장기를 보관하고 있는 실제 연구실에서의 촬영이 진행되기도 했다.

현대적인 공포를 담아내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과 달라 보여선 안돼
그들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인간의 공포심이야
<인베이젼 中에서>

<인베이젼>은 고전 SF소설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프로듀서 조엘 실버는 새롭게 영화로 제작하면서 좀 더 현대적인 공포감을 드러내려고 했다.
현대적인 공포란 무엇일까?
엄청난 파괴행위나 폭발사고가 아닌 바이러스처럼 아주 단순한 것이 현대사회에선 더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 어디에서 왔는지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잠든 사이 그들이 사람들의 신체를 집어 삼키고, 다음 날 눈을 떠보면 이 세상이 완전히 변해 있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싸우는 소수의 사람이 생기지만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무관심해지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기울지 않게 되면서 그러한 투쟁은 힘들어진다. 그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이 세상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영화는 늘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 아래, 남들이 하는 이야기가 진실일까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야 한다고 영화는 이야기 한다.
영화 속에서 고위층부터 공격을 당하는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들의 감염이 더욱 많은 사람들을 전염시키는 데 손쉬운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공포라는 감정은 사람들의 눈을 가리는 강력한 수단이 되어왔다. 감염된 사람들은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박탈당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감정이 사라지면서 분노, 질투, 미움, 편견 등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갈등 요소들이 사라지게 된다. 그 결과 비현실적인 평화가 찾아오고 전염된 사람들은 이러한 평화가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완벽한 세상임을 역설한다.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전적으로 틀린 것만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때문에 영화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그 이상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